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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강 살리기

유기농업 직거래 운동과 팔당상수원 보호

                 김연순 (여성민우회생협 이사장)

1. 상수원보호 측면에서의 팔당 유기농업단지 지원정책

정부는 수질보전 정책으로 그동안 여러 계획을 마련해왔다. 4대강 수질보전계획(1992년)에 이어 맑은 물 종합대책(1993), 수질관리개선대책(1994), 물관리종합대책(1996)에 이어 수질개선기획단의 발족(1997)과 상수원수질개선특별조치법(1998)의 제정으로 이어졌지만, 수질개선의 목표가 달성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계속된 수질개선대책에도 불구하고 팔당상수원의 오염은 심화되었고 상수원보호를 이유로 생활불편을 겪는 주민들의 불만도 높아감에 따라 ‘환경보전을 전제로 하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결합’ 즉 환경농업을 도입해야 할 필요성 또한 증대되어 갔다. 상수원보호와 현지주민의 생활불편을 동시적으로 해소해야 하는 이른바 ‘팔당문제’ 해결에 새로운 방향으로서 ‘환경농업을 통한 상수원 보호와 안전한 먹거리의 확보’를 동시적으로 추구하는 것이었다.

즉, 팔당상수원의 보호를 위해 지역내의 농업생산자들은 기존의 관행농업으로부터 벗어나서 농약과 화학비료의 사용을 줄이고 축산오폐수의 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농법으로 전환해 간다. 대신 팔당상수원으로부터 식수를 공급받고 있는 서울시민들은 이들이 생산한 안전한 생산물을 적정가격에 구매해 주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팔당상수원지역 농민들에 대한 농협중앙회의 자금지원과 서울시의 이차(利差)보전 및 유기농산물판매장지원을 주요 골자로 하는 ‘팔당상수원 환경농업육성사업’은 이러한 필요성과 배경 하에 출발하였다.

2. 소비자 생활협동조합과 팔당 유기농업단지와의 만남

1995년부터 서울시와 농협에서 실시하고 있는 ‘팔당상수원 환경농업육성사업’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화학비료와 농약의 사용량을 줄임으로써 서울시민들에게 맑은 물과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하는 대신, 참여농가는 고품질의 환경농산물을 생산함으로써 농가소득을 높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사업은 환경농업을 실천하는 농가에 대한 자금지원과 이들 농가가 생산하는 환경농산물의 판매장개설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환경농업을 짓고도 판로가 없어 어려움에 처해 있는 농민들, 그리고 안전한 친환경농산물을 구입할 곳을 못 찾아 어려움에 처해 있는 소비자들, 양자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유기농산물판매장 지원사업이었다.

98년 11월 서울시에서 서울시민의 상수원인 팔당상수원을 보호하기 위한 시책으로 상수원보호구역 내의 유기농산물 소비촉진을 위한 판매장의 예산이 통과되었다. 서울시는 판매장의 운영을 새농에게 위탁했고 여성민우회 생협, 한살림, 경실련 정농생협, 새농, 이렇게 네 단체가 콘소시움을 구성하여 새농을 중심으로 서울의 4곳에서 각각 유기농산물 판매장을 개장하게 되었다. 1차 농산물의 주 산지를 홍성에 두고 있던 민우회생협은 이 사업으로 팔당 유기농업 농민들과 첫 만남을 갖게 된 것이다.

3. 팔당유기농업단지와의 각별한 관계 만들기

시설비에 대한 자부담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유기농산물 판매장의 운영을 통해 서울시민들에게 유기농산물 구입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알려나갔다. 일반적으로 단순히 내 가족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겠다는 것만으로는 일회성으로 끝나기 쉽다. 포르말린에 담근 두부가 뉴스에 터지고, 농약친 콩나물이 신문에 나오면 한 일주일 쯤 두부와 콩나물이 안 팔리다가도 다시 잊어먹거나 어쩔수 없다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대부분 다시 사먹게 되는 것은 너무도 일반화되어 있다.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가까운 곳에서 쉽게 구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유기농산물의 구입은 매스컴을 통해 문제가 터졌을 때만 잠깐 관심을 갖고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민우회생협은 팔당의 유기농업 농민들과 독특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만남을 이어왔다. 어떻게 일반인들에게 유기농산물을 접하게 할 것인가, 유기농산물을 구입하는 것이 왜 서울시민의 상수원을 살리는 것인가, 비용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지속적으로 유기농산물을 이용하게 할 것인가, 수입농산물의 범람에도 그것을 과감히 거부하고 국내산 농산물을 고집할 것인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식량자급률에 대한 소비자의 태도는 어떠해야 할 것인가 같은 것들에 대해 논의하고 알려나가고 실천해나갔다. 이를 위해 일반 유기농마트와는 달리 특색 있는 시설과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행했는데 이에 따른 운영방식과 성과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판매장 한켠에 매장을 찾아온 소비자들이 위의 내용에 대한 의견을 나눌 수 있고 설명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두었다. 유기농업에 대한 홍보전단과 교육자료들을 비치하고 차를 마시며 마음 내키는 대로 볼 수 있게 했고 무료로 배포했다.

매장을 찾는 대다수는 아이를 데리고 온 주부들인데 이들에게 하나하나의 상품에 대해 생산자의 이름과 생산과정, 그에 따른 사연들을 설명하면서 공감대를 넓혀갔다.

둘째, 교육장 공간을 확보하고 수시로 유기농업 생산자들을 초청해 지역주민들을 위한 대중교육을 실시했다. 한국농업의 현실, 유기농업를 하게 된 배경, 유기농업의 어려움, 소비자에게 바라는 점 같은 생산자들의 진솔한 강의를 통해 소비자에게 감성적으로 접근했다. 생산자 초청간담회를 통해 유기농업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기농업의 필요성과 확신에 대한 생산자들의 노력에 감동을 받았다. 유기농산물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환기시키고 주변에 확산시킬 수 있었다.

셋째, 일반 여성들의 관심사를 조사하고 그에 따라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들을 마련하기도 했는데 모인 사람들에게 기본적으로 유기농업의 필요성과 소비자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할 기회를 마련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유기농산물에 관심 없던 사람들에게까지 서서히 그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생활협동조합에 대한 신뢰가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넷째, 팔당 유기농 생산지에 대한 산지견학을 지속적으로 실시했다. 동북쪽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으로 팔당과는 매우 가까운 편이어서 아이들과 함께 가족단위로 참가하는 산지견학을 지속적으로 개최했다. 딸기밭, 포도밭 견학, 두부만들기, 딸기쨈 만들기, 생산자와 이야기하기, 다양한 생명에 귀 기울이기 같은 행사들을 통해 생태와 유기농업에 대한 관심을 높일수 있었다. 아이들을 동반한 산지견학을 통해 생태계의 순환, 자연에 대한 경이, 농업의 사회적 가치들을 재인식할 수 있었다.

여성민우회 생협은 다양한 교육, 조직, 홍보활동을 통해 반짝하는 일회성 유기농산물 소비자가 아니라, 한국농업의 현실과 미래, 수질오염, 토양오염을 걱정하며 유기농업의 필요성과 소비자로서의 역할을 자각하고 실천하는 덕성있는 시민들을 길러내는데 노력해 왔다.

판매장 유리면에 붙어있는 문구가 팔당유기농산물판매장의 존재이유를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내가 사는 유기농배추 하나가 팔당상수원을 살린다.” 지혜로운 소비를 통해 생태순환적을 삶을 지향하는 시민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문구라 할 수 있다.

4. 팔당 개발에 대한 우리의 입장

물은 가둬 놓으면 썩게 된다. 서울시민의 식수인 한강 상수원은 심각하게 오염되며 식수원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팔당에서 자란 싱싱한 유기농 상추, 배추, 고추 등 수많은 농작물들을 더 이상 먹을 수 없게 된다. 도시의 아이들에게 기쁨이었던 산지견학도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 지난 15년간 팔당 유기농업단지와의 인연, 생산자, 생산지, 생활재를 더 이상 만날 수 없게 된다.

이와 같은 이유로 민우회생협은 전단, 서명운동, 현수막, 모금운동 등을 통해 ‘4대강 개발사업’의 부당함을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마을모임, 조합원만남의 날, 지역회의, 12개의 생협매장 등에서 상세한 설명을 하며 알려나가고 있다. 1,200명의 서명과 300여만원(8월 31일자)을 모아 팔당 공대위에 전달해 힘을 보태고 있다.

아래 조합원들에게 알리는 공지문을 덧붙인다.

팔당은 우리 밥상에 푸릇푸릇 생명력을 불어 넣어주는 깻잎, 고추, 브로콜리, 유정란, 딸기, 청포도 등 채소와 과일 생활재를 생산하는 생산지입니다. 매년 봄 아이들과 함께 딸기도 직접 따고, 딸기잼도 만들어 보는 자연생태체험의 장이기도 합니다. 팔당지역 생산자들은 지난 1970년 서울지역 상수원 보호를 목적으로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이래, 상수원 보호를 위해 자발적으로 사람과 자연이 상생하는 유기농사를 지어 왔습니다.

그런데 이런 소중한 생산지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지난 6월 정부가 발표한 ‘4대강 개발 계획’에 팔당 유기농업단지를 개발해 유원지를 조성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 계획대로 개발이 추진되면 팔당 지역 친환경 농산물 생산량의 약 80%가 줄어들고, 한강 상수원은 유원지 관리에 쓰이는 농약과 비료로 오염될 우려가 매우 큽니다.

30년 친환경 유기농업이, 여성민우회 생협에 공급하는 유기농 채소와 유정란이, 조합원님과 우리아이들이 함께 했던 소중한 체험과 행복했던 추억들이 사라지려고 합니다.

조합원 여러분께 부탁합니다.

서울 시민들이 마시는 한강 상수원을 깨끗하게 보존하고,

소비자는 건강한 유기농산물을 먹고,

생산자는 마음 놓고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팔당 지역 친환경 유기농업 지키기에 힘을 보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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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주노동진보신당사회당 초록당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