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강 생명의땅을 지켜온 팔당의 유기농업운동
서규섭 (팔당공동대책위 집행위원장, 팔당 친환경농민)
Ⅰ. 팔당지역의 특징
1. 상수원과 규제의 고장
팔당호는 충주의 남한강과 춘천의 북한강, 그리고 용인 광주의 경안천이 합류하는 팔당에 댐을 만들면서 이루어진 인공호이다. 1973년 12월에 발전용으로 축조된 팔당댐은 총저수량 2억4천4백만 톤의 물을 수도권 2천 5백만 주민에게 생활용수 및 공업용수로 공급하고 있다. 1971년 10월 7일(건설부령 108호)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로 지정되어 댐 건설로 인해 농경지와 가옥이 수몰되는 피해와 함께 주민생활은 이․삼중의 규제로 묶이게 되었다. 맑은 물 공급이라는 명분으로 경기도에서는 1975년 7월9일(경기도 고시 제 193호) 팔당호 유역 1시 3군 8면 28리를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했고, 이어서 1990년 7월 19일(환경처 고시 제 90-15호) 팔당호 상류지역 7개군 43읍면을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으로 지정 고시했다. 현재 팔당지역은 수도법, 환경정책기본법, 한강수계상수원수질개선 및 주민지원등에 관한 법률, 수질 및 수생태계 보존에 관한 법률, 수도권정비계획법,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등 이중삼중의 불합리한 중복규제에 묶여 있는 지역이다.
2. 국내 최대 유기농업 지역
양평군 두물머리는 1978년부터 시작된 우리나라 유기농업의 발원지이다. 1995년 남양주, 양평의 12농가가 모여 영농조합 팔당상수원유기농업운동본부(현 팔당생명살림)를 조직하였다. 팔당생명살림영농조합은 지난 15년 동안 정부의 지원 없이 농민들이 판매대금에서 일정금액을 출자하여 조합을 운영하고 있으며, 1백여 농가의 조합원들이 가입하여 유기농업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 한국유기농업협회 조안지회, 한사랑 작목반 등이 조직되어 친환경 유기농업을 통해 수도권 시민들의 식수인 상수원을 보호하고 싱싱하고 안전한 친환경 먹거리를 서울과 경기도의 소비자들에게 공급해 온 국내 최대의 친환경 유기농업 지역이다.
3. 2011년 세계유기농대회(IFOAM OWC)가 열리는 지역
2011년 아시아 최초로 세계유기농대회(IFOAM OWC)가 팔당지역에서 열린다. 이는 팔당호 지역이 이중삼중의 각종규제에도 불구하고, 유기농업을 통해 수질을 보호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켰으며, 나아가 수도권 시민들과의 협조를 통해 상생의 농도공동체를 이룩하였던 점을 세계유기농연맹이 인정하여, 팔당지역에서 2011년 세계유기농대회가 개최된 것이다.
Ⅱ. 팔당의 유기농업
1. 유기농업의 시작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단속에 지역주민들은 일상적인 재산권 행사를 포기하며 불편과 희생을 감수해왔다. 방이 비좁아 가구 들여놓을 만큼 늘리는 것조차 항공 촬영에 적발되어 철거당하는 경우가 빈번하였다. 그러나 문민정부 출범과 함께 1994년 2월, 규제에 맞서 싸울 상수원 피해주민 공동대책위원회가 조직되었다. 공대위는 “팔당상수원 보호와 피해주민 생계대책”에 관한 공청회를 열어 당시 환경처에서 관철시키려던 「토지선매권」제도를 유보 시키고 상수원보호구역에서 금지된 포획업도 해제하여 줄 것을 건의하여 1998년 7월 1일자로 상수원보호구역내에 거주하는 주민에게 조업권을 허가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이후 상수원피해주민 공동대책위원회의 농민들이 중심이 되어 1995년 팔당상수원유기농업운동본부를 결성하여 팔당지역의 유기농업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팔당상수원의 물을 깨끗하게 보존하고 팔당에서 농업을 지속할 수 있는 길은 오직 유기농업뿐이라고 인식을 같이 하였던 것이다.
2. 친환경농업육성정책
1995년 팔당상수원 친환경농업 육성방안이 만들어졌다. 팔당호의 물을 맑게 하기 위해서는 팔당지역에서 유기농업을 해야 하며 팔당호 물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울시가 유기농업 육성에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서울시와 농협중앙회장가 협약을 맺어 팔당상수원 친환경농업육성사업을 시작하였다. 당시 기본 계획은 2천 5백 가구에 4천만 원씩 1천억 원을 연리 5%로 농협에서 빌려주고 2년 거치 3년 분할 상환 7.5% 이자차액을 서울시가 보전해 주는 조건이었다. 유기농으로 생산된 농산물은 서울시가 책임지고 판매해 주며 각 구청마다 1개의 판매장(약 100평 규모)을 개설하고 운영은 농협에서 하였다.
환경부는 1996년부터 물이용 부담금으로 조성된 한강수계관리기금 중 해마다 7백억원 이상을 주민지원 사업비로 지원하였다, 이 중 약 6억5천만원을 남양주시 조안면 농가들에게 친환경농업을 위한 퇴비구입비로 지원하고 있으며 직판장, 유기농산물 유통을 위한 저온저장시설 등을 계속 지원하고 있다.
농수산식품부는 1997년 팔당호유역의 친환경농업단지를 높게 평가해 양평군을 친환경농업특구로 지정하는 등 각종 지원사업을 우선적으로 지원해 오고 있다.
경기도는 팔당호유역 8개 시,군을 클린농업벨트로 지정하고 경기도를 유기농업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 속에 지난 7월 “경기도 유기농업비전선포식”을 열며 유기농업확대, 유기농산물 학교급식계획 등을 발표 하였다.
3. 지역 유기농업 운동으로 발전
(1) 생협 설립
생산자와 소비자의 교류를 활성화 하고자 2001년 3월 팔당생명살림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 조직되었다. 의식 있는 소비자와 유기농업 생산자가 결합된 국내 몇 안 되는 산지 생협 중 하나이며, 유기농산물의 지역내 소비확대와 유기농산물 생산지 지원이라는 도농상생의 길이 열리게 되었다. 현재 팔당생협은 남양주, 양평, 하남, 구리등에 3,000여 소비자회원과지역내 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 농촌공동체 회복운동
▶ 정기교육과 소모임 활동
동,하계 수련회를 통한 정기적인 유기농 교육, 선진지견학교육, 품목별기술교육, 생명살림 리더쉽교육 등이 실시하고 있다. 또한 금요축구모임, 수요공부모임, 땅울림 풍물모임, 등산, 영화모임, 여성위원회 취미 문화활동 모임 등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교육과 소모임의 활성화는 회원들 생활에 활력을 불어 넣고 삶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
▶ 지역내 사회환원사업
매년 당기순이익의 일정부분을 적립하여 지역내 장학사업을 후원하고 있다. 지역내 친환경농산물 급식에도 일정부분 지원하고 있고 사회복지시설에도 유기농산물을 기부하고 있다.
▶ 소비자와 생산자를 이어주는 다양한 행사
매년 10월에 열리는 유기농산물 추수축제, 도농교류 소비자 견학, 어린이날 축제, 여름과 겨울에 열리는 어린이 생명살림학교,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하는 송년의 밤 등을 이어오고 있다.
▶ 풀씨방과후학교
2004년 10월부터 시작한 풀씨방과후학교는 회원자녀 뿐만 아니라 지역내 소비자회원의 자녀를 대상으로 방과 후 다양한 놀이와 생태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후 대안학교로의 전망을 가지고 있으며, 농군을 배출하는 농업학교로의 전망도 가지고 있다.
Ⅲ. 4대강 개발로 찾아 온 팔당 유기농업의 위기
2009년 6월 이명박 정부는 홍수 및 가뭄예방, 수질보호,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미명으로 4대강개발 마스터플랜을 발표하였다.
남양주시 조안면 진중, 송촌지구는 제방을 쌓고 자전거 도로를 계획중이다. 이를 위해 사유지를 제외한 하천부지를 모두 수용한다고 한다. 해당지역 팔당생명살림 남양주지회, 유기농협회 조안지회, 한사랑 작목반 등 전체 56ha 농지 중 50ha가 수용되며 전체 71농가 중에서 65농가가 피해를 입게 되었다.
양평군 양서면 두물머리, 도곡, 복포지구 등에는 제방을 설치하고 자전거 도로, 생태습지공원, 체육문화시설 등이 예정되어 있다. 수용될 농지 규모는 전체 90ha 농지 중 22ha이며 130농가 중 31농가가 피해를 입게 되었다.
4대강개발이 이대로 강행된다면 팔당의 유기농업은 해체될 것이다. 팔당 유기농지의 80% 이상이 훼손되며 수 십 년 활동해온 생명공동체를 비롯한 유기농민조직은 존폐의 위협을 받게 될 것이다. 남양주 송촌리 유기농 단지, 양평 두물머리 유기농 단지를 비롯한 100% 유기농업을 하는 몇 몇 마을은 유일한 경제활동 근거지를 잃고 해체의 위기를 맞게 될 것이며 오랫동안 이어온 35만 서울, 수도권 소비자들과의 도농공동체의 고리는 상당부분 약화되거나 훼손될 것으로 예상된다.
Ⅳ. 농지보존 친환경농업 사수를 위한 팔당상수원 공동대책위원회 결성
지역 특성과 유기농지 보존이라는 주민의 요구가 계속 무시되면서 ‘농지보존 친환경농업 사수를 위한 팔당상수원 공동대책위원회’(이하 팔당공대위)가 결성되었다.
팔당공대위는 정책담당 기관인 국토해양부, 서울지방국토관리청, 환경부, 농림수산식품부, 경기도 등을 방문하여 유기농지의 보존과 유기농업의 지속이라는 주민들의 요구를 일관되게 전달하였다. 그러나 정부와 경기도는 주민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국책사업이라는 말만 되풀이 하며 10월 착공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에 팔당공대위는 국토부의 사업추진을 막기 위해 주민설명회를 무산시키고 실시설계를 거부하는 등 총력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4대강사업관련 팔당지역 문제를 여론화하기 위하여 대언론 홍보에 힘을 쏟는 한편 ‘농민선전단’을 조직하여 수도권 35만 생협 소비자 조직과 간담회 개최 등 공동 대응을 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의 결과로 지자체에서는 전문가 그룹 컨설팅 등을 통한 대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환경농업단체연합회 등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민주당, 민노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등과 4대강개발 저지를 위한 전면적인 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팔당대책위는 9월부터 투쟁의 강도를 높이는 한편 9월 정기국회,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를 통하여 팔당문제와 4대강 사업에 대한 여론쟁점화에 총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다. 특히 2011년 세계유기농대회 개최문제를 매개로 경기도와 김문수 도지사를 압박하고 하천부지 경작금지를 논리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는 환경부에 대한 대응, 국토부와 청와대의 밀어붙이기식 사업추진에 대한 대응 등에 힘을 집중할 것이다.
Ⅴ. 우리의 요구
1. 팔당지역 유기농지와 친환경농업을 보존하라.
2. 팔당지역을 유기농업 특별지구로 지정하여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라.
3. 주민 생존권을 위협하고 상수원 수질을 악화시키는 4대강개발 중단하라.
4. 예산낭비 환경파괴 4대강개발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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